나무 이야기 / / 2022. 2. 6. 02:40

대나무 지조와 절개의 상징

1. 평생에 단 한번, 죽기전에 피는 대나무 꽃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대나무 꽃을 본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요? 최근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이 태어났다는 강원도 강릉의 오죽헌에서 평생 한 번 보기 힘들다는 대나무 꽃이 피어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색깔의 꽃들과 달리 보리 이삭처럼 생긴 대나무 꽃은 60년에서 길게는 120년만에 한번 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꽃이 지고 나면 대나무는 말라 죽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왜 대나무가 오랜 기간을 주기로 꽃을 피우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2. 아낌없이 주는 대나무

 옛날부터 마을에서는 대나무를 많이 심었습니다. 대나무는 특히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곳을 좋아하여 우리나라 남부지방 가운데서도 강가에 많이 심었습니다. 대나무를 많이 심었음에도 사람들은 대나무를 귀하게 여겼습니다. 그만큼 여기저기 쓰임이 많아 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대나무는 우리생활의 채반, 소쿠리 등 생활도구들로 많이 만들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의식주 모든 곳에 쓰였습니다. 집을 짓는 훌륭한 목재가 되었으며, 죽순은 요리를 하여 먹기도 했습니다. 잎으로 떡이나 밥을 싸면 상하지 않아 방부제 역할을 하였습니다. 특히 잎은 동치미에 띄워 놓으면 겨울이 다 되도록 그 맛을 유지했습니다. 또 대나무 통에 쌀을 넣어 밥을 지어 먹기도 했습니다. 대나무로는 옷을 만들어 입기도 했습니다. 대나무를 잘게 쪼개 만든 여름옷은 바람도 잘 통하였습니다. 또 사람들은 대나무로 붓과 부채를 만들어 썼습니다. 집안 곳곳에 대나무로 만든 물건은 더 많이 있었습니다. 집문을 대나무로 만들기도 했으며, 갈퀴, 키, 먼길을 떠날때 쓰는 삿갓도 대나무로 만들었습니다. 대나무는 이처럼 옛날부터 쓰임새가 정말 많았던 나무입니다.

 

3.우리문학에 남아 있는 대나무

 대나무의 줄기와 잎은 사시사철 푸르고 곧아 지조와 절개를 상징합니다. 그리하여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의 문장이나 그림에 자주 등장합니다. 선비들로부터 매화, 난초, 국화와 더불어 사군자로 불리게 되면서 문장과 그림의 한 부분을 차지하기도 합니다. 사군자는 식물이지만 군자에 비유될 만큼 고결하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대나무를 소재로 쓴 문장 중 대표적인 것이 조선시대 시인 윤선도가 쓴 오우가라는 시조 입니다. 오우가(五友歌)는 다섯 친구에 대한 시조입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다섯 친구는 물, 돌, 소나무, 대나무, 달입니다. 그 중 대나무를 표현한 문장을 보면,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가 시켰으며, 속은 어이 비었는가 저렇게 사시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문장에는 대나무의 특징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대나무는 실제로 나무라고 해야 할지 풀이라고 해야 할지 헷갈립니다. 나무라고 하면 해마다 나이테가 하나씩 늘어나면서 줄기가 굵어집니다. 그런데 대나무는 속이 텅 비어 있고 나이테도 없습니다. 대나무는 굵기는 굵어지지 않고 키만 쭉 크는 샘입니다. 그런데 이름에는 나무가 들어가 있습니다. 식물학자들은 대나무를 벼와 같은 종류인 벼과 식물로 분류합니다. 벼과에 속하기는 하지만 나무로 불리 우는 대나무는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라고 표현한 오우가의 문장이 절묘하게 느껴집니다.

4. 몸에 좋은 대나무의 효능

 대나무는 부위별로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대나무 잎을 죽엽, 겉껍질을 벗긴 후의 섬유질을 죽여, 고아 만든 진액을 죽력, 뿌리에서 나오는 싹을 죽순이라고 합니다. 대나무 잎인 죽엽은 열을 식히고 소변을 잘보게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죽여는 죽엽과 효능이 비슷하며 가슴이 답답하고 신경이 예민하여 메스껍거나 구역감이 있을 때 효과가 있습니다. 죽력은 열을 식히고 가래를 없애며 머리를 맑게 해줍니다. 죽순은 동의보감에서 갈증을 멎게하고 소변이 잘 나오도록 도우며 빈열을 없애준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 밖에도 숙취해소, 청혈, 스트레스 해소, 성인병 예방효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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